매생이님, 안녕하세요🐷
한달 여간의 소식을 정리하고자 사진들을 찾아보다 불과 몇 주 사이 사진에 담긴 계절의 차가 몹시 큰 것을 느꼈습니다. 올 가을은 참 길고 따뜻해 돌봄하기가 수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는데요. 11월 말, 하루 사이 20도가 떨어지는 날씨가 예고 되어 이를 대비하고자 새생이들이 생추어리에 모였습니다. 사람들은 대비를 하며 이런저런 준비를 했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는 새벽이와 잔디는 갑작스러운 날씨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더욱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겨울도 큰 탈 없이 지나갈 수 있기를 소망하며, 2022년의 마지막 뉴스레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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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식단🍁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새벽이와 잔디의 포만감을 든든하게 채워준 오이 대신 연근, 호박, 당근 등 가을 색이 물든 채소들로 식단이 채워졌어요. 보듬이들은 마른 낙엽을 한 포대 담아 새벽이와 잔디에게 간식으로 주었답니다.🍂
"낙엽이 별미라 하여 엽 보듬이가 낙엽을 많이 주워다 줬는데 역시나 잘 먹는 걸 보고 저도 낙엽이 맛있어 보일 정도였답니다.ㅎㅎ"(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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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와 잔디를 위해 현정 보듬이가 모은 낙엽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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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뒹구는 호박🎃 좋아하는 콩을 먼저 다 먹은 후
호박도 잘 먹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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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의 취향🐷❤
새벽이에게 커다란 짐볼 장난감을 선물해줬어요. 새벽이의 반응은..?! 10초 간 코로 꾹꾹이를 해보더니 유유히 스쳐 지나갔습니다.😅
“새생이 분들이 보라색 짐볼을 장난감으로 가져오셨어요. 코로 꾹꾹 눌러보는 게 귀여웠어요. 그래도 어제 비가 온 탓에 덜 논 것 같아 아쉬워요."(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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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와 잔디도 겨울 귤을 좋아해요🍊
‘귤의 정원 바령’ 매생이님이 새벽이와 잔디를 위해 농사지은 귤을 보내주셨어요. 새벽이는 혼자서도 귤껍질을 잘 발라 먹어요. 껍질의 씁쓸한 맛 때문에 새벽이도 알맹이만 먹는 것이 좋은가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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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아 아프지말자!🩸🤧
어느 날 새벽이의 저녁 밥그릇에 사료가 남아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항상 사료를 싹싹 잘 먹는 새벽이가 밥을 남긴 것이 걱정스러웠는데요. 밥그릇 근처에서 새벽이가 구토를 한 흔적을 발견했어요. 그 날 남은 사료를 새벽이는 시간을 들여 결국 다 먹었지만, 그럼에도 추가적인 구토가 발생하지 않는지 한동안 아침저녁으로 새벽이의 컨디션을 유심히 살폈습니다.
날이 급격하게 쌀쌀해지던 어느 날, 이번에는 저녁 돌봄을 맡은 보듬이가 새벽이 코에 코피 흘린 자국이 있다는 얘기를 해주었어요.😭 병원에 문의하니 혈관이 이완됐다 갑자기 위축이 되어 코피가 날 수 있고 반복적인 것이 아니라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다행히 이후 추가적인 구토와 코피는 발생하지 않아 한시름 놓았어요. 생추어리에 입주한 이후 건강한 편이었던 새벽이였지만 앞으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새로운 건강 상의 어려움들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겠다는 것을 체감한 사건들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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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의 겨울 나기❄
단열이 잘 되는 소재의 겨울집을 한 매생이님의 도움을 얻어 장만했어요.💗 잔디가 좋아해주기를 바랐는데, 새로운 집에 이불과 지푸라기를 넣어줘도 잔디는 그걸 꺼내어 바깥에 잠자리를 만들었어요.😓 잔디에게는 새로운 집에 적응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잔디도 떨어서 미안했어요. 핫팩 두개 이불에 붙여주고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을 모아서 덮어주었는데 그래도 추울까봐 좀 걱정이 되어요. 겨울집에 어서 적응하면 좋겠어요."(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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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들어가지 말라고 달아놓은 방풍 비닐문을 잔디 안방에 놀러온 새벽이가 신나게 찢었어요😅 원래 새벽이 안방에 달아주고자 구매한 튼튼한 재질의 비닐 매트를 대신 잔디 안방에 달아주었답니다.
"잔디 집 바람막이가 무거워서 걱정했는데 돌아서 틈새로 쏙 잘 들어가네요!넘 똑똑해요!!"(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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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엽 보듬이가 튼튼하게
달아준 바람막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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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제3회 새보매 송년회
새벽이, 잔디와 함께 새벽이생추어리를 만들어간 인간 동물들(새생이, 보듬이, 매생이)이 모여 한 해를 무사히 보낸 것을 축하하고, 내년에도 함께 동물해방을 꿈꿀 수 있도록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고 격려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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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생추어리와 함께 하는 매생이님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오늘 매생이 인터뷰 주인공인 졔졔님은 '관계 맺기’를 키워드로 꼽아주셨습니다. 새벽이생추어리를 통해 개별성을 가진 존재로서 새벽이와 잔디라는 돼지를 만나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졔졔님의 삶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는데요. 같은 비건지향인으로서, 각자의 자리에서 동물해방운동을 함께 하는 동료로서 깊이 공감하며 나눈 유쾌했던 대화들을 나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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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생추어리 후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졔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데 제가 비건 지향을 시작한 게 작년 여름부터예요. 좋은 원동력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 당시 저는 비건 지향을 좀 더 용기 내서 해보기 위해 저를 조금 더 학대하는 방식을 택했어요. 일부러 동물권 운동 단체를 팔로우 하고 더 찾아봤어요. 잔인한 영상들도 많았지만 그걸 외면하지 않아야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추동하는 힘들 중 하나로 여러 곳을 팔로우 하다 새벽이생추어리도 팔로우를 시작했고, 당시 인스타에 올라왔던 내용들을 보며 좀 더 다른 방식으로 내가 살리기 위해 돈을 내는 돼지가 있으면 내가 생각하는 비건 지향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졔졔) 저는 일부러 (잔인한 영상들에) 더 노출시키면서 저 자신에게 죄책감을 심는 전략을 택했던 것 같아요. 그게 아니면 이 모든 동물착취가 너무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잖아요.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을 때는 원형을 잃어 동물같이 느껴지지 않으니까요. 그런 차원에서 관계 맺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영인) ‘살리는 돼지’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에요. 동물 착취를 반대하기 위해 비거니즘을 시작하신 만큼, 돼지를 살리는 일에도 힘을 보태면 시작한 이유와 결이 맞는 것 같아서 (새벽이생추어리 후원을) 시작하게 되셨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졔졔) 맞아요. 더 먹을 수 없잖아요. 관계가 있는데 어떻게 먹어요. 아는 성소수자가 생기면 성소수자 혐오발언을 함부로 못하고, 아는 무언가가 생기면 달라지는 것처럼 관계맺는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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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매생이로 함께 해주고 계신데요. 오래 지속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졔졔) 월급쟁이라서?ㅎㅎ사실 많이 하지 않아요. 후원하고 있는 단체가 20곳 이상일 거예요. 그게 매달 나가는데 돈이 없으면 ‘후원을 줄일까?’, ‘어딜 줄이지?’ 단체 간의 경합인데 그렇게 해서 줄여봤자 얼마 안 돼요. 제가 소규모로 뿌리기 때문에.. ‘만 원, 이만 원 덜 나간다고 내 삶에 얼마나 큰 대단한 행복이 있겠어.’ 이렇게 생각하니 그냥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히려 작게 꾸준히 해서 가능한 것 같아요. 기간이 그렇게 되었는지도 몰랐어요.
🖤영인) 돈이 있다고 후원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멋있어요!
💙졔졔) 저는 활동하시는 분들이 더 대단해요. 저 연키(보듬이) 친구거든요. 후원을 이미 하고 있었는데 책 모임에서 연키를 알게 되었어요. 연키 인스타를 팔로우했는데 그때 연키가 한창 보듬이 활동을 할 때였거든요. 연키를 보면서 저는 ‘어떻게 저렇게 하지?’, ‘그 사랑의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는 거지?’ 이런 생각을 했어요. 서로 잘하는 게 다르니까 서로 늘 대단하다 이러는 것 같아요.
🖤영인) 어느 한 쪽이라도 없으면 지속 불가능한 것 같아요. 멀리서 함께해주시는 분도 계셔야 하고, 현장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도 모두 다 소중합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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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가 매생이 분들과 소통에 있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을까요?
💙졔졔) 부족하다는 생각은 해봤던 적이 없었어요. 돌봄을 하는 것 자체로도 에너지가 굉장히 쓰이는 일인데 그걸 기록해 SNS, 뉴스레터를 통해 사람들과 나누고 연대활동도 하고 계시니까요. ‘이 사람들이 에너지를 더 써야 해.’ 이런 생각은 해본 적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후원자랑 관계 맺는 단체들이 몇 곳이 있는데 새벽이생추어리가 그중에 하나라고 저는 생각해요.
💙졔졔) 다만 정책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인지하고 있지만 ‘나도 새벽이와 잔디를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은 들어요. 새벽이와 잔디를 대상화하는 게 될까 봐 너무 두렵지만 어쨌든 ‘관계 맺기’라는 게 저한테는 새벽이생추어리를 후원하는 키워드니까 ‘먼발치에서만이라도..!’ 라는 생각을 간혹 하기는 해요. 보호라고 하는 목적이 우선 되다 보니 위치 보안이 중요하다는 정책에 동의하면서도 그런 아쉬운 마음은 조금 있는 것 같아요. 동물해방물결의 꽃풀소같은 경우는 위치도 알고 지역과 관계 맺는 방식으로 새벽이생추어리와는 또 다른 케이스잖아요. 그렇다 보니 ‘인제(*꽃풀소들의 보금자리가 위치한 지역)는 언젠가 한 번 꼭 가보고 싶다. 신월리라는 저 마을에 가보고 싶어. 풀 한 포기 정도는 내가 기여한 그곳에서 저 얼굴들을 맞이해볼 수 있겠다.’ 하는 마음이 들 때 조금 다른 감각, 감정들이 생기는데요. 어쨌든 그건 새벽이생추어리 단체의 특성상 어렵다는 것이 상대적으로 아쉬운 거죠. 기러기 아빠 느낌.. 안 해봤지만 그런 느낌이 적잖이 있어요.
🖤영인) 저희도 위치가 노출되었을 때 안전상의 우려로 한정된 돌봄 인원만 생추어리를 방문하는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큰 것 같아요.
💙졔졔) 저도 아쉽기는 하지만 그게 최선이라는 걸 아니까 ‘왜 안 돼요.’ 이렇게 하고 싶은 마음은 아닌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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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생추어리라는 개념은 ‘새벽이생추어리’가 처음이었는데요. 존재 자체가 불법이라고 여겨지는 돼지가 계속 살아가는 일 자체만으로도 투쟁이라고 생각해요. 매생이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실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특별한 단체라고 생각하는데요. 구성원들이 ‘내가 정말 전례 없는 동물해방 운동에 기여하고 있다.’, ‘내가 정말 중요한 구성원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단단한 공동체요. 그래서 저희가 소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매생이 분들과는 SNS나 뉴스레터로 주로 소통하는데 ‘이것만으로 충분할까? 일방적으로 읽기만 하면 재미없지 않을까?’ 그런 고민이 있어요.
💙졔졔) 그런 점에서 재미있기는 한데 함께하는 다른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궁금하기는 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우연히 책을 읽으러 갔는데 연키(보듬이)가 있었고, 우연히 동네 모임에 있었는데 나현(새생이)을 만났단 말이에요. 새벽이생추어리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소개하고, 누가 있는지를 서로 알게 되어 ‘마피아 게임’처럼 고개를 들어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을 때 방금 말씀해 주셨던 효과들이 좀 더 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졔졔) 개인적으로 플래닛A 상영회(*지난 10월 있었던 새벽이생추어리 공동체 상영회)도 그렇고 늘 타이밍이 안 맞아서 못 갔던 것이 아쉬웠어요. 이번 인터뷰도 금방 말씀 주셨던 것처럼 나름의 프라이드가 있거든요. ‘내가 아는 돼지가 있어.’ 그런 프라이드가 있는데 그 프라이드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 한정적이잖아요. 저도 그런 자리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항상 못했어요. 그래서 인터뷰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걸 봤을 때 꼭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오히려 제가 했던 것 같아요. 누구랑 이렇게 돼지 얘기를 많이 하겠어요. 새생이들이 엄청나게 뭘 준비하는 큰 행사가 아니어도 되는 것 같아요.
🖤영인)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그런걸 하고 싶었는데 말씀하신 것 처럼 날을 잡고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가볍게 할 수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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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 같은데요. 새벽이생추어리는 졔졔님께 어떤 의미일까요?
💙졔졔) 저 개인에게는 ‘나는 아는 돼지가 있어!’라는 것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졔졔) 예를 들어 그런 적도 있어요. 제가 “돼지를 안 먹어요.” 하니까 동료가 악의 없이 왜 안 먹냐는 질문을 할 때 “어떻게 먹어요. 저는 돼지를 살리는 데 돈 쓰고 있는 사람인데, 어떻게 먹어요.” 이런 얘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 것 같아요. 저한테는 관계 맺는 돼지라는 게 되게 커요. 그래서 올려주시는 내용들이 다 의미가 있어요. 그냥 ‘새벽이는 감자를 좋아해요.’조차도요. 또 저는 연키를 통해서 “오늘은 새벽이가 이랬어요.” 이런 얘기를 듣기도 하니까 나도 좀 더 친하게 지내는 셀럽이 있는 것 같고, 그런 것들 하나하나를 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의미인 것 같아요.
🖤영인) 사실 주류 사회라고 하는 공간에서 ‘아는 돼지’가 있다는 말을 하면 “그게 무슨 말이야?” 이런 대답을 들을 수도 있잖아요. ‘아는 사람’은 자연스러운데 ‘아는 돼지’라고 하면 거기에도 또 설명이 필요한 것 같은데요. 졔졔님에게 ‘아는 돼지’가 있다는 건 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졔졔) 우리가 돼지를 먹기만 하지는 않지만 ‘나는 아는 돼지가 있어서 돼지를 먹을 수 없어.’라는 것이 저 자신에게나 남들에게나 일종의 선언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그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내가 누구를 아는데.. 어디 회장님을 아는데.” 이런거처럼 내가 누구랑 관계 맺고 있다는건 사실 나에 대한 얘기이고 그게 자기를 구성한다고 생각해요.
💙졔졔) 비거니즘을 지향한다고 하지만 부족한 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런 사람이야. 나는 아는 돼지가 있다는게 중요한 사람이야.’라는 선언인 것 같아요. 보통 내가 자랑하고 싶은 사람에 대해 얘기하잖아요. “나 저 사람 알아, TV에 나온 저 사람 알아.” 이런 얘기를 하니까요. 이건 저에 대한 얘기라고 생각해요.
🖤영인) 관계가 졔졔님께 중요하다는 것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관계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먹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 당연해지는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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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를 후원하면서 졔졔님의 삶에 작더라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졔졔) 처음에는 할 수 있는 걸 해보자. 처음 비거니즘을 시작할 때는 아는 맛을 뿌리친다는 게 어렵기 때문에 덩어리(*비(非)덩주의: 덩어리로 된 고기 먹지 않기)에서 시작했는데요. 그다음에는 집 안에 돼지로 만든 물건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런 것들을 계속 보게 만드는 것 자체가 하나의 달라지는 지점들인 것 같아요.
💙졔졔) 처음 비건 지향으로 뭔가 해야지 했을 때는 과자 같은데 워낙 많이 들어있다 보니 분말로 되어있는 제품들은 허용했어요 그런데 이후에 동물해방물결 꽃풀소를 후원하게 되니까, ‘내가 저들을 아는데 어떻게?’ 이렇게 되는 거죠. 여전히 고민하기는 하지만 그런 관계가 확장되면 확장될수록 영향을 안 미칠 수 없는 것 같아요.
🖤영인) 이런 얘기를 직접 들으니까 관계가 있다는거 자체만으로도 정말 큰 변화가 될 수 있다는게 느껴져요. 내가 아는 소가 있으니까, 아는 돼지가 있으니까 그들을 착취해서 만드는걸 쓸 수 없겠다는 생각이요. 새벽이생추어리에서는 돌봄을 하고 그걸 내보이는 것 뿐인데도 그 모습을 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이렇게 생각을 하시게 되는게 너무 신기해요. 드러난 적 없는 삶을 보여주는 건 정말 강력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졔졔) 사실 모르니까 뭉뚱그려서 대할 수 있잖아요. 모든 인종차별이나 인간 사회의 차별도 몰라서 일어나는 일이 너무 많으니까요. 제가 잘하는 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단 하나 잘한 지점이 있다면 계속 아는 환경에 의지적으로 갈려고 하고 나를 두는 점인 것 같아요. 그 정도가 내 역할이다. 그런 환경들이 필요로 할 때 어디로 가야 될지 모르면 의지가 있어도 연결되는 지점이 없을 텐데, 어쨌든 새벽이생추어리나 다른 동물권 단체, 인권 단체들이라는 연결될 수 있는 그런 지점들이 저한테는 있는 것 같아요.
🖤영인) 다행이에요. 전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생겼는데요. 그런 걸 인지할 수 있는 환경에 둘러싸여 있는 게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잖아요. 저는 이런 생각도 했거든요. ‘왜 굳이 힘들게 살려고 하는 거지, 이 사람들은?’ 물론 저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겠지만 저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힘든 삶을 자처하는 거지?’, ‘왜 이렇게 슬픈 걸 계속 생각하려고 하는 거지?’ 궁금했거든요. 졔졔님은 어떤 이유에서 계속 그쪽으로 가고 직면하려고 하시는 건가요?
💙졔졔) 그렇게 사는 나 자신이 좀 더 멋있는 것 같아요.ㅎㅎ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 어떻게든 착취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도 있지만 저는 그것보다 프라이드가 있는 것 같아요.
🖤영인) 정말 멋진 이유예요! 멋진 내가 되기 위해.
💙졔졔) '나 너무 멋지다!' 비건의 도덕적 우월감 이런 얘기 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사실 좀 우월해도 되지 않을까..?’, ‘사실은 그렇지 않나?’ 속으로 생각해요.ㅎㅎ
🖤영인) 공감돼요.
💙졔졔) ‘앗 들켰나?’ 이것도 우리끼리 할 수 있는 농담 같은거죠.ㅎㅎ
🖤영인) 그건 참 건강한 이유이고, 지속 가능성을 더 보장해 주는 이유인 것 같아요.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더욱더 좋은, 내가 더 사랑하는 모습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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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매생이를 하자고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졔졔) 저는 제 친동생과 같은 사람이요.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적어도 인권에는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졔졔) 주변부로 계속 관심이 옮겨가지 처음부터 (동물권으로) 확 되지는 않잖아요. 저는 제일 처음에 했었던 게 동아프리카쪽에서 아동들 도서 만들어서 보내주는 일이었거든요. 거기서 저도 관심을 넓혀간 케이스인 거예요. 동물권과 여성 이슈, 동물권과 장애 운동을 같이 놓고 보게 되잖아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먼저 떠올라요.
🖤영인) 맞아요. 다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졔졔) 동생이 정신건강 쪽 사회복지 일을 해요. 그것도 약간 사회에서 이상하다고 여겨지는 존재들에 대한 일을 하다 보니 동물권 얘기를 했을 때 이해하는 지점이 분명히 있어요. 단순히 불쌍해서 안 먹는 게 아니라는..
🖤영인) 육식주의가 비인간 동물을 생명으로 인식하지 못하게 하다 보니 비인간 동물이 연대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인식 자체가 부족한 것 같아요. 다른 권리운동에 연대하는 상태에서 비인간 동물과 연결감을 회복할 수 있다면 동물권에도 충분히 관심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졔졔) 저는 동물권 단체들이 좀 더 소셜 섹터랑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사회적 기업, 소셜벤쳐, 자활 운동 등을 하는 곳들이요. 동물권 단체들이 먼저 다가가줬으면 좋겠어요. 장애와 동물권이 어떻게 연결되는가 그런 좋은 질문들을 던져주고, 뭔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이미 연대하는 곳들도 있겠지만 동물권 운동은 아무래도 조금 더 래디컬 한 얘기를 하는데라는 느낌 때문인지 약간 분절되어 있는 것 같아요. 지킬건 지켜가되 운동의 확장을 위해 연대해야 하는 지점을 꼭 동물이나 기후 문제에만 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권이랑 연결 지었을 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로 인권 관련된 행사들 가면 비건으로 다과를 준비하는 곳들도 많고요. 그렇게 움직여봐도 재미있는 걸 많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인) 공감되어요. 그런 식으로 확장되는 게 앞으로 중요할 것 같아요. 모두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미래에는 웬만한 인권 단체 활동가분들이 동물권에 대해서도 인지도가 있지 않으실까 싶어요.
💙졔졔) 맞아요. 인지는 서로 다 있어요. 근데 어려운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과 일단 관계 맺기부터 해야 할 텐데 새벽이생추어리가 다정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영인)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서로가 하는 활동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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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리장전 행진에 나가는게 망설여졌다는 이야기
💙졔졔) 지금 이렇게 두 분을 만나고 나서는 마음이 괜찮았을 텐데 관계가 맺어지지 않았으면 혼자 나가는 사람인 거예요. 인사할 사람도 없고. ‘머릿수 채우고 빠져야지.’ 하고 돌아오는 길이 사실은 좀 쓸쓸해요. 활동가들끼리 관계가 탄탄하고 서로 잘 알잖아요. 활동가, 혹은 집회 참여자가 아니라 ‘영인’이 있고 ‘나현’이잖아요. 근데 참여하는 사람들한테도 그 경험이 좀 더 있어야 잘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졔졔) 사람들이 그런 자리를 많이 만들고 있기는 하지만 어렵다는 생각은 들어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게 일종의 이너서클처럼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그걸 절대 비난하는 게 아니라 외연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까, 저와 같이 경계에 서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초대할 수 있을까 저도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엄청나게 활동을 활발히 하는 사람이 아닌 입장에서 저도 느끼는 게 있으니까요.
🖤영인) 이너서클이 너무 공고해 보여도 저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경계에서 지지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을테고 그분들이 있어 이 운동이 가능한 것이니까요. 그분들이 어떻게 참여감을 느낄 수 있는지 고민하는게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들을 수 있어 좋아요.
🤎나현) 매생이들과는 거의 온라인 채널을 통해 일방향으로 소통하는게 크다보니 직접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새생이로서 평소 고민하는 것들 외에도 동물권 운동을 지지하고 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도 좋은 대화였어요. 이런 인터뷰 자리 외에도 나중에 또 뵐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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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과 비건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때로 '새벽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졔졔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 그곳에서 ‘이상한 존재’로서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새벽이생추어리 식구들에게 이번 뉴스레터가 서로가 연결되어있음을 느끼는데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내년도는 여러분과 더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고 연결될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동물들과 따뜻한 연말연시 보내시길 바랍니다.🥰
💗소중한 후원 경험을 나눠주실 매생이님들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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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생추어리 뉴스레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어떤 점이 좋았고 아쉬웠는지 다양한 이야기를 보내주시면, 꼼꼼히 읽고 더 나은 뉴스레터를 만드는 데 활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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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가 새벽이답게, 잔디가 잔디답게
살아가는 생추어리의 일상과
새생이들의 진심을 가득 담은 이야기들을
모아 다음 달에도 돌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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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생추어리 dawnsanctuary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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