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폭염 경보가 뜨고 야외활동 시 주의하라는 문자가 와요. 돌봄을 할 때는 물병을 가져가 수분 섭취 필수! 아이스팩도 가져가요.
가만히 있어도 어질어질한 날씨에 돌봄을 하던 새생이들(양송, 무모)이 더위를 먹어 고생을 했어요.
새벽이생추어리에서 활동을 하다 보면 기후 위기가 피부로 와닿아요.
하루 종일 밖에 있는 새벽이와 잔디는 어떨까 걱정이 되었어요.
2. 새벽이와 잔디가 여름을 나는 방법
기온이 후끈후끈 오르는 낮엔 찬물 샤워를 해요.
햇빛이 따갑기 때문에 진흙목욕을 해야 피부가 다치지 않아요. 혼자서 하기 힘든 등쪽 부분은 물에 황토를 풀어서 발라줍니다. 그을린 피부에는 진정을 위한 수딩젤을 발라줘요!
새벽이는 산책을 나가자마자 진흙물에 몸을 머리끝까지 담가요.
새벽이집 울타리와 잔디 집을 연결해서 그늘막을 쳐주었어요. 그늘막이 너무 커서 2번 접어야 했습니다. 함께해주신 보듬이분들 덕분에 가능했어요!
아이스 토마토와 아이스바를 먹어요.
새생이들이 할 일
더운 날씨에 새벽이의 오줌, 패인 곳에 고인 물에 녹조가 쉽게 생겨요. 진흙 목욕탕은 저녁에는 물을 빼고 아침에 새로 물을 채워주어요.
녹조가 생긴 흙을 퍼내고 em을 뿌려요.
3. 전기줄 공사
새벽이생추어리 냉장고에 전기가 안 들어온다는 뉴스레터를 기억하시나요? 천둥번개가 치던 날 이후 전기에 문제가 생겨서 전기공사를 진행했어요.
4. 기후위기를 살아가는 새벽&잔디
새벽이가 기운이 없어 보여요. 가면 밥을 달라고 보채고, 밥그릇을 놓기도 전에 고개를 쭉 빼고 조르는 새벽인데, 밥을 주어도 집안에 누워 안 일어났어요. 밥그릇을 집 가까이 가져가자 그제야 느릿느릿 일어나는데 눈이 빨갛고 걱정이 되어 그날 바로 얼음을 주문했습니다. (7.25.일)
5. 이제 과일은 안녕!
새벽이가 더운 날씨에 기운을 못 차려서 당분이 필요한가 싶어서 대동물 수의사님께 식단을 문의했어요. 오히려 당분을 빼라고 하네요.
인간을 비롯해서 인간이 주는 음식을 먹고 사는 동물들은 대개 과다한 당을 섭취하고 있다고 해요. 우리가 먹는 과일도 대부분 자연스러운 당도가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당도를 끌어올린 과일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몸은 그만한 양의 당을 섭취할 만큼 충분히 진화하지 못했다고 해요.
그래서 당으로 인한 단기/장기적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새벽이는 빠르게 살이 찌도록 만들어진 동물이라 금방 비만이 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네요.😭
더위는 음식보다 물과 냉방 기기를 이용해서 체온 조절로 견딜 수 있게 하라는 조언을 얻었어요.
6. 돌봄노동을 줄이기 위한 새생이들의 고민🤔
아침저녁으로 찐삼이를 삶고, 무게를 재어 주다 보니 밥만 주어도 기본 한 시간이 훌쩍 넘어가요. 더운 여름, 지치지만 해야 할 현장 업무가 많은데 밥 주고 응가 치우기만 해도 시간이 훌쩍 지나 진흙 목욕탕이나 녹조 관리 등 현장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것을 걱정해서 돌봄 팀에서 아침에는 찐삼이 대신 사료를 주고, 현장 업무에 신경을 쓰는 것을 제안했어요.
🍉새벽이답게 잔디답게
새벽이는 산책을 나가자마자 진흙물에 몸을 머리끝까지 담가요.
새벽이가 산책을 나갔다 들어오는데 너무 신이 나서 달려오는 바람에 영인 새생이가 놀라 나무 기둥 위로 올라갔어요 😂😂😂
💌지난 뉴스레터에서... 지난번 다희 새생이의 돌봄 일지에서 새벽이가 물었다는 이야기를 처음으로 공개해서 많은 분들이 놀라신 것 같아요.
다희 새생이는 새벽이생추어리에서 1년 넘게 활동한 새생이로, 새생이들 중에서도 새벽이와 가장 오래, 가까이 함께한 새생이에요. 새벽이와 꾹꾹이로 인사를 하고, 같이 낮잠을 자기도 했죠.
새생이들은 '(새벽이가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 다희가 새벽이에게 물리다니!' 놀랐는데, 매생이분들은 '새벽이가 물다니!'에서 놀라신 것 같아요.
SNS에 올라오는 새벽이의 모습은 우리가 그렇듯 일부분이에요.
새벽이와 새생이들은 다양하고도 변화하는 관계를 맺고 있답니다. 새벽이는 자주 보는 사람들에게 기분 좋다는 표현을 하기도 하지만, 낯선 사람을 경계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표현으로 무는 시늉을 하기도 해요.
안된다고 단호하게 '새벽!' 이름을 부르면 눈치를 보다가도 못 들은 척하기도 하죠.😅
새벽이와 새생이들은 오늘도 관계를 맺으면 살아가고 있어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이번에는 유나의 돌봄 일지입니다. 유나는 작년 11월 부터 새벽이생추어리에 집중하다 취업을 했는데요, 축하 받을 일임에도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새벽이생추어리 생각에 마음이 많이 무거웠던 것 같아요. 유나의 돌봄일지 함께 보실까요?
유나의 돌봄일지
원래 돌봄 날이었던 어제는 일이 있어 출근해야 했다. 업무라고 하면 줄곧 새벽이생추어리 일이었는데 이제는 회사와 새벽이생추어리 둘이 되었다. 생각보다 늦게 끝났고 막차가 끊겨 택시를 타고 퇴근했다. 아침에는 새벽이를 생각했다. 보고 싶은 새벽. 우리가 뭘 주고받았는지 열거할만한 것은 없지만 나는 새벽이가 애틋하다. 새벽이는 늘 거기에 있었고 나는 그곳으로 가면 새벽이를 볼 수 있었다.
새생이들을 기다리게 하는 것 같다. 오늘은 양송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요즘 회의 시간도 잊곤 하는데 기다리는 쪽과 기다리게 만드는 쪽에 대해 생각했다. 비인간동물들은 항상 나를 기다릴까? 그들은 약속이랄 것이 없다. 그들이 의존할 수 있는 건 매일 정해진 시간에 누군가가 밥을 주고 똥을 치우러 온다는 누적된 경험에서 온 믿음뿐이다. 그들은 내가 바빠진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한다. 어쩌면 인간보다 더 많은 서운함을 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바쁜 나를 반겨주는 그들은 너그럽다.
다른 언어를 가지기 때문에 우리가 화해하는 방법은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청이(유나와 함께 사는 고양이)는 자려는 내 옆에 누워 내 쪽으로 깊이 파고들고 새벽이는 배가 고프다고 졸졸 따라다닌다. 그러다가 시큰둥해져서 멀리 엎드려 있는다. 잔디는 밥을 먹다가도 내 쪽으로 와 더 맛있는 걸 달라고 한다. 우리는 우리뿐이기에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