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차가워진 공기처럼 조금 무거운 이야기들을 전하게 될 것 같아요. 그렇지만 너무 겁먹지는 마세요!
늘 그래왔듯 새벽이생추어리는 버텨나갈 테니까요. 여러분과 함께요!
1. 추워진 날씨
잔디가 몸을 떨었어요. 추워하는 것 같아 지푸라기와 이불을 덮어주었습니다. (그래도 추워 보여 외투를 덮어주고 왔어요.)
밥은 전기포트로 뜨거운 물과 찬물을 섞어 따뜻한 물에 사료를 불려서 주었습니다.
돌봄을 하는 사람도 따뜻하게 입고 방한 용품(장갑&양말&핫팩 등)을 구비해야겠어요.
2. 구새벽이 안방(현재 잔디 안방)을 화장실로 쓰는 잔디?
안방 안쪽 오줌으로 오염된 흙을 푸고 있는데 잔디가 들어와 오줌을 눴어요. 설마 거기를 계속 화장실로 쓸 줄이야..😨
잔디 여기 자는 곳이야..! 바뀐 공간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걸까요?
잔디가 밖에서 소변보는 걸 유도하기 위해 응가를 한 곳에 모아 두고 있습니다.
3. 새벽이 눈가 피부가 빨개요.
왼쪽 눈 주변 피부가 붉어 사진을 찍어 병원에 문의했습니다.
염증으로 보인다 하여 염증을 줄여주는 약과 안약을 처방받았습니다.
4. 새벽이가 보듬이님을 물었어요..😰
밥을 더 가까이 주려는 시도를 하는 와중에 물렸다고 해요. 상처가 꽤 깊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셨어요. 치료는 잘 끝났지만 새생이들 모두 마음이 무거웠어요.
새벽이는 먹을 것 앞에서 아주 예민해요. 그리고 낯선 사람을 경계합니다. 이 이야기는 꽤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그동안 잘 알리지 않았던 것은 새벽이가 가끔 문다는 것이에요. (익숙한 사람도요.-강도는 조금 다를 수 있어요- 지난 번에 다희 새생이가 새벽이에게 물리고 쓴 돌봄일지 기억나시나요? 당시 더 친해지면 괜찮아 질거다 위로하는 글을 보내신 분도 있지만, 다희 새생이는 새벽이와 함께 낮잠을 잘 정도로 친했답니다.)
새벽이가 어렸을 때부터 새벽이에게 물린 사람들이 꽤 많아요.
어린 시절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힘과 덩치, 점점 자라나는 엄니.
사실 새생이들도 새벽이가 무서울 때가 있어요. 안전을 위해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새벽이도 저희처럼 SNS 속 기분 좋은 모습 외에 다른 모습도 많답니다. (단지 담아내기 힘들어 기록하지 못했을 뿐)
SNS 모습만 보고 마냥 귀엽고 쉽게 곁을 내어준다고 생각하시면 큰 오산입니다!
보듬이 분들께도 이 이야기를 전하며 다시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안전한 돌봄을 위한 방법을 논의하여 매뉴얼을 다시 공지하였습니다.
5.
잔디 다리가 불편한가..?!
지난번 다친 다리를 약하게 딛는 것 같기도 하고 걷는 게 약간 불안정한 것 같아서 계속 주시하기로 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지난번에 다친 후유증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무게가 나가다 보니 관절염 있는 부분이 재발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6. 겨울 식단 완서엉~!
영인 새생이가 영양소를 열심히 계산해 주었어요. 쌀쌀해진 날씨에 11월부터 바뀐 식단으로 제공될 예정입니다. 새벽이와 잔디가 새로운 식단을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오이와 콩나물은 이제 안녕~ 서리태와 쥐눈이콩, 녹두가 새로 함께할 식단입니다!
7.
방한 용품 후원 감사
후원받은 방한 장갑 덕분에 돌봄 할 때 손 시리지 않고 했습니다. 매생이들의 온기를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어요!
💭새벽이답게 잔디답게
우리가 맺고 있는 모든 관계가 다르듯, 새벽이와 새생이들의 관계도 다 달라요.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계가 변하기도 하죠. 오늘은 이주 새생이의 돌봄일지를 보며 새벽이와 이주 새생이가 쌓아가는 관계를 살짝 엿볼까요?
이주의 돌봄일지
새벽이 배를 처음 만져주었다. 평소라면 겁이 나서 그냥 갔을텐데 새벽이 몸에 파리가 너무 많아서 떼어주고 싶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용기를 냈다. 언제든 도망갈 수 있게 준비를 하고 뒤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가서 엉덩이부터 배를 만졌다.
새벽이가 좋아했다! 가만히 있거나 싫어서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잔디처럼 배를 만져달라고 들썩들썩 움직였다. 오.. 새벽이가 새롭게 보였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생각이 크게 들지 않았는데 만짐을 좋아해 주다니... 갑자기 엄청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앞으로 조금씩 용기 내볼게 새벽
전에 비해서 요즘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것 같은데? 하신다면 그것은 기분 탓이 아닐 겁니다. 그동안은 활동가인 새생이들끼리만 고민을 끌어안고 알리지 않았어요. 크고 작은 사건들을 알리는데 조심스럽다 보니 항상 평화롭고 행복하게 지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물론 평화롭고 행복한 순간순간이 있긴 합니다만, 그동안에도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꽤 있었어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알리는 것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매생이분들께 괜한 걱정을 끼치는 건 아닐까? 우리가 부족해 보이지 않을까? 실망하시지 않을까? 이렇게 열악하다는 것을 알려도 되나? 이런저런 고민만 하다가 알리는 시기를 놓치기도 했습니다. 정말 잘 하고 싶고 열심히 하는데, 무책임해 보이거나 부족해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나 돌봄이라는 게 해도 해도 끝이 없고, 부족하더라고요. 더구나 현실적으로 가진 자원이 거의 없다 보니 최선을 다해도 늘 부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한 친구가 "부족하면 어때, 하는 게 중요한 거지."라는 말을 해주었어요.
처음 새벽이생추어리에서 함께 활동하자고 제안 받을 때가 생각났어요. 잘 하는 것이 없다는 제 말에 활동을 하다 보면 처음 해보는 일이 너무 많고, 우리는 모든 일에 전문가가 아니기에 부족할 수밖에 없지만 새벽이와 잔디를 생각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요. 처음 해보는 일도 전문가처럼 잘 해내고 싶고, 항상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그 마음.
부족해도 조금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무언가를 하고 있는 우리, 오늘도 힘내서 무언가를 해봐요. 행동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으니까요. 함께해 주셔서 오늘도 감사합니다.
새벽이/잔디와 관계를 쌓아가듯이 매생이 분께도 용기 내어 '부족함'을 조금씩 고백하고 소통하며 관계를 쌓고 싶습니다. 돈독한 관계가 될 수 있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