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가 익숙한 사람에게 내는 소리가 있다. 커커커컬컬컬하고, 코로 짧은 소리를 빠르게 반복하면서 반가움을 표현한다. 그 소리는 오랫동안 새벽이 아침밥을 챙겨준 분을 만날 때 내는 소리였는데, 언젠가부터 새벽이가 나를 만날 때도 그 소리를 낸다. 그걸 꽤나 최근에 인지했는데 속으로 조금 기뻤다.
만나는 사람마다 반가움의 표현이 다른 걸까? 그분을 만날 때는(목소리가 크신 분) 꽤 요란한 소리를 냈는데,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인 나에게는 그보다 낮고 느린 소리를 내면서 다가온다.(내가 덜 반가워서 그런 게 아니기를...)
그 소리를 내면서 다가오는 새벽이 콧잔등을 조심스럽게 쓰다듬는다. 그것이 괜찮았는지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 새벽이 얼굴을 만지는 것은 항상 조심스러운데, 기분이 별로일 때 귀찮게 하면(가령 진드기가 붙었는지 살필 때나 귀 뒤에 무언가 바를 때) 물려는 시늉을 하거나 순식간에 나를 코로 퉁 밀쳐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때때로 반가워하며 다가오는 새벽이와 만날 때, '아, 그동안 좀 더 반갑게 맞아주지 않아서, 친밀감의 표현을 좀 더 자주 하지 않아서, 새벽이가 서운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쁜 동시에 미안했다.
오늘 아침에 영인과 통화를 했는데 그 너머로 새벽이 목소리가 들렸다. 커커커컬컬. 새벽이가 영인을 핥아서 영인이 새벽이 혓바닥이 뜨뜻하다고 한참 웃었다. 같이 웃다가도, 새벽이가 새생이들과 가까워져가고 있음이 느껴져 마음이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