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생이님🌿 안녕하셨어요.
벌써 3월도 마지막주에 접어들었네요! 처음 뉴스레터를 시작할 때, 한 달에 두 번 소식을 전하겠다고 약속드렸는데요. 올해 들어서는 한 달에 한 번 겨우 보내게 되었어요.😓
그럼에도 <새생에 이런 일이>를 믿고 기다려주신 여러분께 사과와 사랑을 전하며🍎💛 오랜만에 전하는 만큼 알차게 준비한 새벽이생추어리 2월 소식 시작해볼게요! |
|
|
1. 존엄을 찾아 세상에 뛰어든 잔디!
2월은 잔디의 달이었어요. 입춘과 함께 두 돌을 맞이한 잔디, 일주일 뒤에는 생추어리 입주 1주년을 맞았답니다. 온라인과 현장에서 축하 물결에 이어졌어요.
잔디에게 솜으로 된 공을 줬는데 흥미가 없어보였어요. 공놀이는 별로인가봐요.(2월 5일)
공놀이는 관심이 없었지만 잔치국수와 상추다발은 정말 좋아했어요. 덕분에 잔디의 취향을 좀 더 알아갈 수 있었던 한 달이었답니다.
스스로 존엄한 삶을 찾아 용기 있게 세상에 뛰어든 잔디가 착취의 대상에서 권리의 주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해주는 매생이, 보듬이들 고마워요!😘
|
|
|
2. 엉덩이가 가벼워졌어요.
입춘이 지나고 거짓말처럼 따뜻해진 봄날, 새벽이는 집 안 곳곳을 누비며 코로 땅을 파는 루팅(Rooting)을 했어요. 새벽이는 밥 먹고 방에 들어갔다가 제가 똥 주우러 오니 다시 나와서 똥을 누고, 저에게 꼴꼴~했어요. 추울 때는 밖에 잘 안 나왔는데 따뜻해지니 엉덩이가 가벼워진 것 같아요. (2월 9일)
밖돌이 새벽이와 집순이 잔디가 2월을 보내는 모습은 달랐는데요. 새벽이보다 추위를 많이 타는 잔디는 밥을 먹고 나면 방으로 곧장 들어갔답니다.
|
|
|
👉루팅을 실컷하고 난 새벽이 코에 묻은 진흙이 보이시나요? |
|
|
3. 우리 정말 가까워진 거야?!
어느 날, 지지 보듬이와 채원 보듬이가 새벽이와 잔디에게 무밥을 선물했어요.
새벽이에게 오일을 발라주는데 앞에 누워서 옆구리와 배를 보여주고 고롱고롱 소리를 들려줬어요. 새벽이가 울타리 가까이서 배를 보이게 드러누워 만지는 것을 허락해줬을 때, 처음 응가를 치웠을 때만큼, 아니 그보다 더 감격하고도 신기한 순간이었어요. 우리 정말 가까워진거야?! 오늘만 그런거야?! 아무래도 좋아!!! (2월 12일)
이날 두 보듬이는 새벽이 발바닥도 처음 보고 기분좋은 고롱고롱 소리도 들어서 순간순간이 감격스러웠다고 해요. 잔디도 처음 먹어본 무밥이 입맛에 맞았는지 잘 먹었다고 합니다.
|
|
|
4. 이름을 부르면
겨울동안 잔디 안방 안에 따뜻한 보온 물주머니를 넣어주고 있는데요. 아침, 저녁으로 주머니 물을 갈아주려면 잔디가 밖에 있을 때 물주머니를 꺼내야 하는 미션이 있지요.
물주머니를 찾기 위해서 집에 있던 잔디를 밖에서 불렀는데, 집에서 나와 저한테 와줬어요! 오늘은 새벽이 집에 들어가진 못했지만, 새벽도 이름을 부르니까 저한테 와줬어요! 그래서 뭔가 잔디랑 새벽이 둘 다 제 목소리가 익숙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2월 16일)
새벽이와 잔디는 목소리만 듣고도 누구인지 안답니다. |
|
|
5. 새벽이의 모닝 루틴
이른 아침, 멀리서 들려오는 새생이 발자국 소리에 새벽이가 눈을 떠요.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에 경계를 하다가, "새벽아~" 하고 부드럽게 부르면 익숙한 목소리에 반갑다며 골골 소리를 내어요. (오픈 생추어리 자료에 따르면 돼지는 청각과 후각이 매우 뛰어나지만 시력은 그닥 좋지 못하다고 해요.)
고개를 두어번 흔들며 느긋하게 잠을 깨고는 화장실(새벽이가 정해둔 자리)로 나와서 오줌을 누어요. 하품도 여러 번 하지요. 새생이에게 다가와서 냄새를 맡으며 "골골" 인사를 나누고 아침밥을 먹습니다.
어떤가요? 여러분의 모닝 루틴과 비슷한가요?
|
|
|
6. 새생이 졸업을 축하합니다.
새벽이생추어리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 한 보리 새생이가 새생을 졸업했어요. 보리 새생이는 탁월한 디자인 솜씨로 새생 로고는 물론 새벽이, 잔디 카드뉴스, 포스터 속 그림을 모두 그려주었는데요. 디자인뿐만 아니라 돌봄도 늘 함께 했답니다. 특히 잔디가 실내생활하는 동안 보리 새생이가 잔디와 함께 살면서 돌봄을 맡아 잔디의 재활을 도왔어요.
졸업한 뒤에도 정기보듬이로 새생과 인연을 이어가는 보리 새생이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
|
|
난 그냥, 내 속도에 맞춰
천천히 가기로 했다.🚶♂️ |
|
|
이주의 돌봄일지
요즘 배달 알바를 한다. 배달을 할 때 새벽, 잔디가 많이 생각난다. 돈을 벌기 위해선 특히 아르바이트는 동물의 사체 아니면 소젖이나 닭알을 만지거나 옮겨야 한다. 비건 화장품, 비건 신발, 비건 옷에 이어 비건 알바도 생기면 좋겠다. 시체들을 옮길 때면 새벽, 잔디한테 부끄러워지고 숨기고 싶어진다.
새벽이와 많이 가까워졌다. 나와 새벽이 관계에서는 나만 마음을 열면 되는 것 같다. 용기 내서 새벽이에게 다가간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래도 거리가 있지만) 한 번도 물려고 하거나 싫은 소리를 내지 않았다.
새벽이랑 만난 지 일 년 삼 개월이 지났다. 남들보다 새벽이랑 가까워지는 것이 느려서 다급한 느낌이 스칠 때가 있다. 하지만 난 그냥 내 속도에 맞춰 천천히 가기로 했다! 새벽이와 가까이서 얼굴 마주하는 날이 십 년은 지나야 올 줄 알았는데, 그래도 생각보단 빨리 친해진 듯하다.
잔디랑 나는 그럭저럭 관계이다. 잔디는 새벽이만큼 나를 좋아하지 않아 보인다. 새벽이는 나를 졸졸 쫓아다니는 반면 잔디는 마이웨이다. 그래서 나도 마이웨이다. 종종 잔디와 눈을 마주칠 때가 있는데 잔디의 눈동자가 참 좋다. 나를 대충 바라보는 그 눈동자가 너무 사랑스럽다.
아주 가끔 잔디가 나를 물려고 할 때가 있다. 세심한 편이 아니라 잔디를 격하게(?) 만지거나 움직일 때가 있는데 (보온팩 갈아주거나 이불 덮어주거나 할 때) 나를 물려고 한다. 처음엔 관계가 멀어질 것 같았는데 잔디는 금방 잊는 것 같다. 소중한 잔디, 더 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주일 넘게 생추어리에 안 가면 새벽이, 잔디가 보고 싶다. 그래서 보듬이나 새생이들이 담은 사진, 영상 속 새벽, 잔디를 보며 가고 싶어하고 가능한 시간에 가려고 한다.
|
|
|
20년 5월을 시작으로 쉬지 않고 달려온 새벽이생추어리는 단체 설립 2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2022년 상반기는 숨가쁘게 지나온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점검하며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부금영수증 발급을 위해 비영리민간단체, 공익단체 등록을 앞두고 회원 모집도 준비중이랍니다!
새벽이, 잔디가 그들답게 평생을 살 수 있도록, 이 땅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 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지지, 참여가 필요합니다. 피해생존자의 삶으로 종 차별 사회에 균열을 내는 새벽이생추어리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함께 해주세요.
- 새생이 누리 드림 - |
|
|
다음 달부터 새로운 뉴스레터가 발송됩니다.
보다 풍성한 이야기가 담긴 뉴스레터, 기대해주세요! |
|
|
답장 환영
뉴스레터 피드백이나 전하고 싶은 말은
이 메일에 답장으로 보내주세요!
|
|
|
새벽이생추어리
이메일 dawnsanctuarykr@gmail.com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