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벽이생추어리입니다. 안 그래도 버티고 견디고 있는 요즘, 산불 소식에 마음이 더욱 무겁습니다. 산불로 인해 끝을 맞이한 생명들을 애도합니다. <새생에 이런일이!>구독자분들 중에도 피해를 입은 분이 계실까요. 절망 끝의 희망을 기다려봅니다. 앞당길 수 있는 작은 일들을 해봅니다.
새벽이생추어리의 3월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1. 여성의 날을 축하하며
잔디는 여성의 몸을 가지고 태어났어요. 잔디와 같은 여성 동물들의 재생산 능력은 산업에 의해 착취당하곤 하는데요, 몸이 곧 이윤인 산업 내에서는 더 많은 아기들이 태어나야 하기 때문이에요.
축산업 내의 돼지의 경우, 엄마 돼지 한 명이 1년에 낳는 아기의 수를 일컫는 'PSY'에 따라 엄마 돼지의 출산량이 지표화되며 PSY가 낮으면 생산량이 떨어졌다고 평가돼 도태(죽임)를 당합니다. 또 이 PSY를 높이기 위해 1년 출산 횟수인 ‘모돈회전율’을 높이고, 임신이나 이유를 하고 있지 않은 기간인 ‘비생산일수’를 낮춥니다.
몸이 이윤이 될 때, 임신과 출산은 ‘생산’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자궁이 있는 몸은 도구가 되어버립니다. 이것은 저출산을 국가 위기로 보는 사회에서 인간동물 여성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의 날을 맞아 빵과 붉은 꽃을 거주동물과 나누었어요. 하나의 빵을 새벽, 잔디, 활동가 두 명, 활동가와 함께 지내는 개의 몸무게 비율에 따라..! 나누어 전했습니다. 빵 옆에 예쁜 꽃은 새벽과 잔디에게 별 관심사가 아니었지만 아무튼 빵을 맛있게 나눠 먹었답니다.
🥖🌹모든 여성동물에게 해방을! 모든 여성동물에게 빵과 장미를!🥖🌹
2. 그믐달의 봄
“그믐달 주변에 매실나무, 산벚꽃나무, 진달래, 개나리가 피었고 새벽 잔디 마당에 있는 버드나무들과 땅에 초록잎이 돋았어요. 아침햇살이 비춘 그믐달이 아름다워요.”
25. 03. 29. 돌봄일지
봄이 되어 심은 묘목
3월 초, 그믐달 땅에 청보리 씨앗을 뿌렸어요. 3월 말이 된 지금 새벽과 잔디의 마당에서 푸른 싹이 쑥쑥 올라오고 있어요. 그믐달만 휑했던 작년의 봄과 달리 이번 봄에는 그래도 새벽과 잔디 마당에서도 함께 봄의 신호가 돋아나고 있어요! 나무를 심고 씨를 뿌리는 인간의 개입이 분명히 있긴 했지만, 생명을 겨우내 유지하고 빛과 물과 땅 속 양분을 결합하여 봄에 맞춰 틔우는 것은 숲이 하는 일임이 느껴집니다.
날이 따뜻해질수록 여름이 두려워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겨울 동안 비교적 단순한 색이었던 땅이 채색되는 장면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3. 2024년 총회
새벽이생추어리가 3월 29일 토요일, 처음으로 오프라인 총회를 진행했습니다. 후원회원분들과 몇몇 연대자분들이 자리해주셨습니다. 2024년 활동 및 예산 보고를 마치고 새벽이생추어리의 새로운 비전과 미션을 소개하였습니다.
<동물에게 정의로운 사회를 묻고 돌봄으로 답하는 생추어리>가 우리의 새로운 비전입니다. 이 비전을 위해 세 미션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미션1. 거주동물의 삶을 보장하고, 자신다움을 찾아가는 환경을 조성한다.
미션2. 지역에서 활동가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하며, 운동이 확장될 수 있는 토대를 세운다.
미션3. 비인간-인간의 대안적인 관계를 고민하며, 종평등한 세계를 위한 정치적 담론을 확산한다.
올해는 두 번째 미션에 특히, 지역에서의 생추어리 운영이 안정을 찾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곧 SNS를 통해 업로드 될 자료를 참고해주세요.
순서의 마지막으로 참여자분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는데요, 새생이들만 머리를 싸매고 있는 줄 알았던 고민과 아이디어를 말씀해 주셔서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생추어리에 기여하며 함께 운영해가고 있다는 것을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의견을 더 자주 듣고 싶은 마음입니다. 시간 내어 총회에 참석해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다시 온 꽃샘추위처럼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매서운 시기를 잘 견디고 다음 뉴스레터에서 다시 만나요. 그땐, 상황이 조금이나마 나아져 있길 바랍니다. 새벽과 잔디의 삶을 응원해주셔서, 또 이번에도 뉴스레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