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생이님, 안녕하세요? 📝
잘 지내셨나요? 4월이 마무리되고 있어요. 이 편지를 쓰는 저는 벌써부터 강한 햇빛에 열이 오르고 땀이 맺히는 것을 느끼며 불안한 마음도 드네요. 이번 달에도 생생한 새벽이생추어리의 소식을 가져왔어요. 새벽이와 잔디의 집을 개선하기 위해 새생이들과 지역 보듬이들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4월의 편지를 끝까지 읽고 마음으로 함께해주세요. 답장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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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말부터 시작된 새잔하우스 업그레이드 하기! 새벽이와 잔디가 집으로 사용하고 있는 새잔하우스는 이사 전까지 입주에 필요한 최소한의 여건만 갖춘 상태였어요. 차차 필요한 작업을 해나가는 한 달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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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칠
나무가 코팅되어 나무집이 잘 썩지 않도록 꼼꼼히 오일칠을 했어요. 오랜만에 새생이와 보듬이들로 복작복작한 생추어리는 활기를 띄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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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과 문 설치
창문은 환기를 위해 새잔하우스에 꼭 필요하지만, 비가 들이치거나 새벽이와 잔디를 보호해야 할 때 여닫을 필요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뚫려 있었던 창문에 여닫이 문을 달았습니다. 또한, 보듬이가 새잔하우스 내에서 안전하게 돌봄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해 둔 공간에도 문을 달아 여닫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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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지푸라기 꺼내 말리기
새생이들이 봄을 맞아 새벽이와 잔디 집 안의 지푸라기를 모두 꺼내어 펼쳤습니다. 물이 많은 땅의 영향으로 축축한 지푸라기를 펼쳐 햇빛에 말렸어요. 어느 정도 말린 후에는 농사를 위한 멀칭재로 쓰게 되었답니다. 새잔하우스 안에는 지푸라기 대신 왕겨를 폭신하게 깔았어요. 겨우내 왕겨를 이불처럼 덮곤 했던 새벽이와 달리 잔디에게는 새로운 촉감이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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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막
4월인데도 불구하고 벌써 태양빛이 뜨겁게 피부에 닿습니다. 개변된 피부 때문에 햇빛에 약한 새벽이와 잔디는 자외선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그늘막이 반드시 필요한데요, 이번 달에 이사 후 첫 그늘막을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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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목욕탕 만들기
새벽이의 피부 보호를 위해서 새벽이 집 마당에 진흙 목욕탕을 만들었어요. 몸 길이가 2m에 달하는 새벽이가 들어가 눕고 몸을 돌릴 수도 있는 크기로 만들기 위해서 새생이들은 삽을 들고 끝이 보이지 않는 삽질 끝에 사람이 충분히 누울 수 있는 크기의 구멍을 팠습니다. 다음 날, 새벽이는 새로 생긴 홈을 검사하듯 살짝 들어가 보기도 했답니다. 새벽이가 새 진흙 목욕탕을 이번 여름 동안 잘 사용해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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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심기
울타리 안 땅에서 새벽이와 잔디가 느낄 무료함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날씨가 따뜻해진 4월 동안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봤어요. 녹비 씨앗을 구매하여 뿌리기도 하고, 구근과 묘목을 선물 받아 심어보기도 했어요. 아직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큰 변화는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추어리 거주민에게 더 풍요로운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라며 설레는 마음으로 심었습니다. 여러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식물을 선물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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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은 장애 차별 철폐의 날이었습니다. 작년 10월 노들장애인야학에서 보리 새생이가 패널로 참여했던 ‘시설을 나온 몸들: 동물×장애 탈시설 토크’의 내용이 ‘노들바람 3월호’에 실렸습니다. 매생이분들과 함께 읽고 고민을 나누고 싶어요. 토크 내용 중 일부를 발췌, 짜깁기해 공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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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토크의 기획은 탈시설 운동 당사자들의 말을 들으면서 생추어리가 시설이 아닐까 의구심을 가졌던 경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허리의 연극 「빛나는」에서는 시설에 살던 장애인이 시설을 탈출하자 시설 관리자가 허둥대며 장애인을 쫓아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새벽이가 예전에 울타리를 뛰어넘었을 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새벽이는 신나게 주변을 탐색했습니다. 하지만 동물원을 탈출한 동물들을 생각해 보면 민가에 내려간 대형 동물의 끝은 죽음이기 때문에 돌보는 인간들은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다행히 새벽이가 새로운 곳보다는 자신을 유인하기 위한 먹을 것에 더 맘이 동했기 때문에 무사히 돌아왔지만, 새벽이의 호기심이 커진다면 민가까지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상근 활동가들은 울타리를 높이기로 결정했습니다. 누군가의 호기심을 위험으로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슬픕니다.
누군가는 생추어리와 시설을 나란히 두는 것은 새벽이와 잔디의 수많은 동족이 죽임을 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너무 가혹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후원자들의 돈을 한 푼 두 푼 모아 겨우 만들어낸 생추어리라는 곳마저 살처분의 위협으로 위치를 꽁꽁 숨기고 있는 마당에, 이런 말은 사실 돌보는 이의 과한 죄책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떤 몸들을 시설에 가두는 사회는 시설 밖에 있는 몸들이 머무는 곳마저 시설처럼 만들기 때문에 이 대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생추어리가 안전하고 지속가능하고 더 좋은 생추어리가 되기 위해서 법 개정과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고, 더 나아가 새벽이가 평생 갈 수 있는 공간이 생추어리로 한정되지 않고 밖을 드나들면서 생추어리가 정말 집이 되기 위해서는 온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는 걸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정부가 장애인 시설에 지원하는 돈을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용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정부가 축산업에 지원하는 돈을 생추어리를 지원하는 비용으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 지금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비용이고, 효율보다 존엄, 착취보다 공존을 택하는 관점의 전환이 중요합니다.
시설 밖의 장애인들이 집에만 있지 않고 배우고 일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하려면 지역사회가 바뀌어야 하듯이, 새벽이와 잔디가 생추어리를 집 삼아 생추어리 근처에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으려면 지역사회가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전국에 지역 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수많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야학이 조직되어 있습니다. 생추어리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는데, 생추어리들의 경험과 고민을 모으고 공동의 요구를 조직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슬로건,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 그 세상에 비인간 동물도 함께였으면 좋겠습니다. 모두의 해방이 이루어진 세상을 용감하게 함께 상상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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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은 실험동물의 날입니다. 곧 발간될 월간비건 5월호에는 신은성 새생이가 쓴 실험동물이었던 잔디와, 실험동물에 대한 글이 실릴 예정입니다. 원고의 일부를 짧게 공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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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검역본부의 < 2021년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운영 및 동물실험 실태조사 현황자료> 등을 보면 착취와 학대를 당하다가 ‘살해 당한 동물의 수’를, ‘사용 실적’이란 이름으로 기록해놓았다. 실험피해동물은, 실험산업에게도, 국가에게도, 동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합의도 없이 생체실험을 당사자에게 진행하면서도, 정당화되어왔던 것이다.
탈출을 시도한 잔디를 포함한, 모든 실험피해동물은 지금도 투쟁을 하고 있다. 인간종이 보기에 ‘저항적’인 모습이라고 판단되는 모습만 투쟁이 아니다. 피해자들의 거부하는 모습, 순응하는 모습, 탈출하는 모습, 남아있는 모습, 모든 목소리, 말, 말이 되지 못한 것들, 몸짓, 무기력, 폭력, 언어, 언어가 되지 못한 것들, 모든 모습이 곧 저항이다. 비동물인간으로 살아온 우리들이, 동물성을 버리고 ‘비동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인간들이, 그동안 무시만 당하고 조명되지 않던 모든 투쟁에 연대하는 것이, 동물해방의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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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금)~6월 2일(일)에 열리는 제9회 비건페스타에 새벽이생추어리가 부스 및 부스로 참여합니다. 6월 2일 일요일 오후 2~3시에 세원 새생이의 <돼지는 [ ]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강연이 있을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홍보를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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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28일에 열렸던 <잔디밭 새벽시장> 후원행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행사에서 새벽이생추어리와 연대해주신 분들과, 마음과 몸으로 발걸음 해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행사였습니다.
이사 이후 거리가 멀어져 불가피하게 끊어졌던 보듬이, 매생이 분들과 다시 연결될 수 있어 정말 반갑고 벅찬 자리였습니다. 몸은 지쳐도 영혼이 살아나는.
행사 준비에 힘을 쏟은 새생이들도 이제 한 숨 돌릴 수 있기를 바라며… 또 행사에서 이루어진 후원이 현장에 작게나마 변화를 가져오길 바라며...
다음에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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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점이 좋았고 아쉬웠는지 다양한 이야기를 보내주시면,
꼼꼼히 읽고 더 나은 뉴스레터를 만드는 데 활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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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가 새벽이답게, 잔디가 잔디답게
살아가는 생추어리의 일상과
새생이들의 진심을 가득 담은 이야기들을
모아 다음 달에도 돌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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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생추어리 dawnsanctuary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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