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어느새 두 달이나 지났어요. 매일매일 바쁜 생추어리에서는 특히 시간이 굉장히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단조로운 울타리 안 생활을 하는 새벽이와 잔디에게는 이 시간이 어떻게 느껴질까요? 그들이 맡는 냄새, 듣는 소리, 보는 풍경… 그들이 경험하는 이 세상이 어떨지 전부 알 수는 없지만, 부디 조금이라도 더 자신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이기를 바랍니다.
그럼, 1월과 2월의 새벽이생추어리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들려드릴게요.
새해 첫 돌봄 ☀️
생추어리에서 볼 수 있는 아침 해
새로운 생추어리 전경
뒤늦은 새해 소식 전해드립니다! 새해가 밝았어요. 새로운 생추어리에 맞이하는 새해 첫날은 조금 특별한 기분으로 돌봄을 하게 되었어요. 새해 첫 식사, 새해 첫 배 마사지, 새해 첫 똥… 새해 첫날 돌봄 하며 모든 것에 ‘새해 첫’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보았어요. 평범한 일과도 특별하게 느껴져서 즐거운 마음으로 생추어리에서 새해 첫날을 보냈어요. 😁
새해 첫 낮잠
새벽이와 잔디의 집은 새로 얻은 부지에서도 가장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지어졌어요. 겨울이라 아직 풀들이 자라지 않은 현재 생추어리 환경이 너무 심심하지 않을까, 요즘 새생이들은 고민이 많아요. 겨울엔 풀이 무성한 계절과 다르게 새벽이, 잔디가 할 수 있는 활동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에요.
다가오는 봄부터는 생추어리를 더욱 아름답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가꾸기 위해 환경을 조성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
볕이 잘 드는 새벽이네 마당
"잔디 안방에 있을 때 잔디가 자는 곳에 누워봤는데 안방 안으로 햇볕이 잘 들어 얼굴이 따뜻했어요. 잔디는 매일 아침 해가 뜨는 것을 볼 수 있겠구나, 그렇지만 울타리가 갑갑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0106 무모)
새벽이와 잔디도 아름다운 하늘을 울타리 없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창문으로 만난 새벽이
새로운 새생이(운영 활동가)들을 환영해 주세요 💘
새벽이생추어리는 1월부터 새로운 활동가 6명과 함께하게 되었어요. 이제 총 9명의 새생이들과 함께 합니다! 그동안 세 명의 상근 활동가 체제로는 힘들었던 더욱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들을 할 수 있게 될 것이 무척 기대됩니다. 적은 인원으로 단체를 이끌어오느라 애써준 기존 새생이들과, 넘치는 열정을 가지고 새벽이생추어리 운동에 함께 하게 된 새로운 새생이들 모두 애정하고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다정하고 맹렬하게 싸워 나갈 새벽이생추어리를 지켜봐 주세요!
한 매생이 님이 후원해 주신 비건 케이크를 다같이 나눠 먹었어요. 앞으로 우리 같이 즐겁고 열심히 일해봅시다!!❤️
그믐달 정착기 💦
새로운 생추어리 부지에서는 아직 전기와 수도를 사용할 수 없어요. 이사 일정에 맞춰서 모든 것을 갖추기엔 시간도 자원도 모자랐거든요. 잔디가 마실 따뜻한 물은 휴대용 가스 불로 끓여서 준비하고, 마실 물은 활동가의 집에서, 설거지할 때는 산에서 내려오는 샘물을 사용해요. 아직 돌봄을 하는 데 불편함이 많은 것은 사실이에요. 😢
추울 때는 전기 히터 대신 난로를 피워요.
추운 밤에는 잔디를 위해 물을 끓여 따뜻한 물주머니를 만들어서 잠자리에 넣어줘요.
새생이들은 아침 7시부터 돌봄을 시작해요. 새로 간 낯선 생추어리 땅에 어떤 변수가 있는지 파악 해야 하기 때문에, 첫 사계절 동안에는 생추어리를 오래 비우지 않도록 노력해요. 그래서 현재 기본적으로 아침-낮-저녁, 크게 하루 세 번으로 나누어 돌봄을 하고 있습니다.
새벽이에게 지푸라기 이불 덮어주기
잔디 잠자리에 물주머니 넣어주기
새벽이와 잔디가 따뜻했으면 좋겠어요.
돌봄은 평생 끝나지 않기에, 이사 간 지역에서 안정적인 보듬이(돌봄 활동가) 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생추어리의 중요한 과제인데요. 그전까지는 함께 지역으로 이사 온 상근 활동가 세 명이 주로 현장돌봄을 맡아서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생추어리가 아직 생활하기에 편안한 공간으로 가꿔지기 이전이고, 단체 운영 업무도 병행해서 하기 때문에 체력 소진이 우려되는 위태로운 상황이었습니다. 😭
이런 어려움을 파악하고, 수도권에 거주하는 새생이들도 자주 생추어리에 방문하며 돌봄을 나눠 맡고 있어요.❤️🔥
앞으로 지속 가능한 돌봄을 위해서 돌봄 환경을 개선하는 등, 방법을 모색하려고 합니다.
잔디의 생일 💚
2월 4일 잔디의 생일날이 돌아왔어요.🎂 잔디는 올해로 4살을 맞이했습니다. 벌써 세 번째 잔디의 생일을 축하하고 있는데, 우리에겐 익숙해졌을지도 모르는 잔디의 삶이 이 사회에서는 사실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계속해서 기억하려고 합니다.
잔디의 생일을 축하하는 것은 잔디가 실험동물로서 착취당하던 삶에 저항해 되찾을 수 있던 그의 생존권을 축하하는 것과도 같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해요. 그렇게 잔디가 낸 용기가 그저 ‘한 명의 운 좋은 돼지의 삶’으로 남지 않도록 잔디의 이야기를 더 널리 전해 주세요. ✊🏽